강정호에게 가까스로 KBO 리그로 유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선권을 가진 키움은 여론을 살피며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혹시나’ 하고 기대해볼 수 있는 나머지 희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강정호가 다시 KBO리그에서 뛰기 위해서는 KBO 징계를 떠나서도 매우 험난한 길을 거쳐야 할 듯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5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 유기실격과 300시간 사회봉사 제재를 내렸다. 이제 보류권을 가진 키움이 임의탈퇴를 해제하면 계약 이후 1년 뒤 강정호는 리그에 복귀할 수 있다.
결국 키움의 결정에 따라 강정호의 운명이 달라진다. 어쩌면 오로지 키움의 결정에 달려있을 수도 있다. 키움이 보류권을 풀어주더라도 다른 구단들의 반응은 이미 매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키움이 강정호를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울 경우에는 임의탈퇴를 풀되 신분 역시 자유계약(FA)으로 풀어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강정호는 나머지 9개 구단 모두와 협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구단은 현재로서는 없다. ‘스포츠경향’이 26일 취재한 결과 9개 구단 가운데 8개 구단이 “키움이 보류권을 풀더라도 강정호를 영입할 생각은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롯데가 유일하게 “노코멘트”라며 확답을 보류했다.
프로야구의 대부분이 대기업을 모그룹으로 두고 있다. 일부 구단은 “지금도, 앞으로도 절대 영입 생각 없다”고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다. 팬들의 여론과 기업 이미지를 대단히 중시하기에 사회적인 범죄에 해당되는 음주운전으로 삼진아웃까지 당한 선수에 대한 영입은 고려 사항 자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방의 한 구단 단장은 “한 번 실수라면 재고의 여지라도 있지만 세 번의 음주운전을 리그가 나서 구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강정호가 뛰는 것이 리그에 어떤 이익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다른 한 지방 구단 단장도 “타 구단의 영입 문제를 떠나 리그 복귀를 논의하고 있는 자체가 넌센스”라고 강정호의 복귀 자체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키움이 보류권을 내놓지도 않은 상황이라 “답을 할 처지가 아니다”는 롯데의 입장도 결국은 매우 부정적인 현재의 여론을 의식한 답변이다. 실질적으로 키움이 뱉어버린다면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는 거의 불가능해보인다.
키움이 강정호를 받아들이더라도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일단 유기실격 1년을 버틴 뒤 복귀가 가능해질 때 트레이드 카드로 쓸 계산을 할 수 있다. 키움이 부담은 털면서 실리를 챙기는 방법이다. 하지만 당장 강정호의 국내복귀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나올 정도로 여론은 좋지 않다. 이미 8개 구단이 보류권이 풀리더라도 영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가진 이상 트레이드 역시 쉽지는 않아보인다.
결국 강정호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희망은 ‘친정 팀’ 키움이 그냥 품어주는 것이다. 현재 키움 유격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선언한 상태라 키움은 유격수 강정호의 복귀를 전력상으로도 충분한 플러스 요소로 계산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키움 구단의 과거 자체가 부담이다. 키움은 이장석 전 대표의 횡령·배임과 함께 경영권을 사이에 둔 주주들의 싸움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여기에 조상우, 박동원, 이택근, 승부조작 논란으로 퇴출된 문우람에 외국인 2군 감독이던 셰인 스펜서까지 선수단 내에서 이미 수많은 인물이 물의를 빚었다. 강정호의 3차례 음주운전 중 두 번의 사례는 넥센 유니폼을 입은 채 벌어졌던 일이기도 하다. 키움이 실리를 택해 강정호를 받아들일 경우 상상을 초월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키움은 “강정호와 접촉이 없었다”며 아직은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이미 고민은 시작해야 하는 단계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복귀 요청이 오지 않았다. 요청이 오면 질질 끌지는 않겠지만 성급하게 결정하지도 않겠다. 대외적인 여론의 추이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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