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치매 앓는 아버지와 이별하는 7년의 시간, "조금씩, 천천히 안녕"

by 함께걷는길 2023. 10. 20.
728x90
반응형

 

 

 

제작노트

 <행복 목욕탕> 나카노 료타 감독
 그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긴 이별’
 <조금씩, 천천히 안녕>
 

 

 

 

 

 


 ‘포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불리는 나카노 료타 감독은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독립 장편 데뷔작 <캡처링 대디>를 시작으로 제40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작품상, 우수 감독상, 우수 각본상 등을 휩쓴 <행복 목욕탕>과 개봉을 앞둔 <조금씩, 천천히 안녕>까지 가족 영화 3부작을 완성시켰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아빠의 마지막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길을 떠난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캡처링 대디>와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엄마가 철없는 남편, 사춘기 딸, 새로운 가족과 함께 다시 목욕탕 문을 여는 과정을 담은 <행복 목욕탕>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만 남겼던 이들이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관계를 회복하며 일상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나카노 료타 감독은 두 작품을 통해 저마다의 비밀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개성 강한 인물들의 감정선과 상황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조금씩, 천천히 안녕> 또한 나카노 료타 감독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진한 감성과 세밀한 연출력이 빛을 발할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고 불리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조금씩, 천천히 안녕>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슬픔에만 침잠하지 않는다. 대신 나카노 료타 감독은 ‘치매’를 ‘긴 이별의 시간’으로 표현하며, 가족이 붕괴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가족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소중한 일상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가족과의 이별을 일상의 웃음과 여유, 가족의 사랑을 담아 따뜻한 시간으로 채운 것. <조금씩, 천천히 안녕>은 괴로움 속에서도 평범한 시간을 살아가는 이야기와 공감 가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출연 배우

아오이 유우, 다케우치 유코, 마츠바라 치에코, 야마자키 츠토무, 키타무라 유키야, 나카무라 토모야

 

 


 

 

 

‘가족’을 떠나 사는 사람은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가족이 있든 없든 사람은 가족이란 울타리 혹은 그림자 안에서 성장한다. 가족을 다룬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지는 이유다.

 

담담한 필체로 가족의 형상을 기록하는 일본 가족영화는 특히 국내외의 팬층이 두텁다. 으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떠올리기 쉽지만, 여기 스타 감독이 한 명 더 있다. 상업영화 데뷔작인 ‘행복 목욕탕’(2016)으로 일본 아카데미상 작품상 등을 석권하고 ‘포스트 히로카즈’라는 타이틀을 얻은 신예, 나카노 료타 감독이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조금씩, 천천히 안녕’은 그런 료타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또 하나의 웰메이드 가족극이다.

 

영화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 쇼헤이(야마자키 쓰토무)와 7년에 걸쳐 이별을 준비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린다. 아내 요코(마쓰바라 지에코)가 쇼헤이의 생일에 큰딸 마리(다케우치 유코)와 둘째 딸 후미(아오이 유우)에게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바쁜 일상에 치여 가족을 멀리했던 딸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으나 녹록지 않은 결혼생활에 지친 마리와 사랑과 일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 후미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며 예상 못 한 위로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가족은 더 돈독해진다.

 

 

 

 

일본 국민 작가 중 한 명인 나카지마 교코의 ‘긴 이별’이 원작이다. 자칫 비극적일 수 있는 소재이지만, 신파는 없다. 가족들은 원치 않게 찾아온 아버지의 병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으레 겪는 고단함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시종일관 이어지는 따뜻함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특징이다. 다만 일본 가족극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잔잔한 시퀀스에도 야마자키 쓰토무, 마쓰바라 지에코, 다케우치 유코, 아오이 유우 등 배우들의 호연 덕에 128분의 긴 러닝타임이 훌쩍 지나간다. 복잡하지 않은 시간 순행적 구성도 몰입을 돕는 요소다. 원작의 세 자매를 두 명으로 줄이고, 10년의 세월을 7년으로 줄이는 등 여러 각색을 덧댔어도 묵직한 감동만큼은 여전하다. 이별의 아픔보단 이별의 시간이 다가와 더 빛나는 가족과의 지금을 생각하게 한다.

 

 

 

 

 

 

728x90
반응형